“무심코 꼰 다리, 혈압약도 소용없다”… 고혈압 환자가 피해야 할 ‘최악의 자세’

 


현대인의 하루는 의자에서 시작해 의자에서 끝난다. 장시간 앉아 있다 보면 몸은 본능적으로 편한 자세를 찾게 되고, 어느새 다리를 꼬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웅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소한 습관이 당신의 혈관을 조용히 망가뜨리고 있다면 어떨까. 특히 혈압 관리가 필수적인 사람들에게 '다리 꼬기'는 독(毒)이나 다름없다는 연구 결과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무릎 위로 다리 올리는 순간, 혈관은 ‘비명’ 지른다

다리를 꼬는 행위가 척추나 골반 비대칭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이 혈압 수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학술지 ‘임상 간호 저널(Journal of Clinical Nursing)’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두 무릎을 교차한 채 다리를 꼬고 앉은 사람들의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발목 부근에서 다리를 교차한 경우에는 유의미한 혈압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고혈압 저널(Journal of Hypertension)’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도 참가자들이 한쪽 다리의 발목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 다리를 꼬았을 때 혈압이 상승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다리를 꼬면 하지의 혈액이 심장으로 몰리면서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더 큰 압력을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다리를 꼬는 순간 당신의 심장은 평소보다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는 셈이다.

“일시적이라고 안심 마라”… 2025년 글로벌 헬스 트렌드는 ‘자세가 곧 생명’

물론 자세를 풀면 혈압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일시적 상승'을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최근 1년 사이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을 비롯한 글로벌 건강 매체들은 "혈압을 측정할 때 다리를 꼬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넘어, "고혈압 환자에게 자세는 약물만큼 중요한 처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습관적인 자세 불량으로 인해 수시로 혈압 스파이크(급상승)가 발생할 경우, 혈관 내벽에 미세한 손상을 주어 동맥경화나 혈전 생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년 취재 현장에서 만난 심혈관 전문의들은 하나같이 "혈압약을 챙겨 먹는 정성으로 다리 꼬는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약으로 수치를 누르는 것보다, 수치를 올리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엉덩이는 뒤로, 발바닥은 땅에… ‘90도’의 미학

그렇다면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건강한 앉기'란 무엇일까. 정답은 중력을 거스르지 않는 가장 안정적인 자세에 있다.

먼저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 깊숙이 밀착시켜야 한다. 무릎은 90도보다 약간 벌어지게 하고, 허리는 등받이에 편안히 기댄 채 어깨부터 골반까지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발바닥'이다.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완전히 닿아 체중을 분산시켜야 하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진다.

책상과 의자 사이를 가깝게 유지해 허리의 긴장을 줄이고, 팔걸이를 활용해 상체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다리 꼬는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면, 책상 아래 발판을 두고 발을 올려두는 것으로 대체하며 서서히 자세를 교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

무심코 꼰 다리, 그 짧은 편안함이 당신의 혈관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 당장 꼰 다리를 풀고,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딛는 것. 그것이 내 몸을 지키는 가장 쉬운 건강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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