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 순결’이라는 이름의 착취, 철저한 신분 세탁
최근 탈북민 출신 유튜버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른바 ‘기쁨조’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조직이 아닌 철저하게 기획된 ‘권력 봉사 집단’임이 확인된다.
탈북 14년 차 유튜버 한송이 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북한에서 미모가 뛰어난 여성들은 기쁨조 선발 대상이 되는데, 여기에는 외모 이상의 까다로운 검증이 따른다”고 폭로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가장 기초적인 조건은 ‘키 165cm 이상’과 ‘처녀성’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소위 ‘뿌리’라 불리는 출신 성분이다. 한 씨는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도 집안이 혁명 계층이 아니거나, 해외에 친척이 있다면 탈락 1순위”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쁨조가 최고지도자의 최측근 거리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는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일성부터 이어진 3대 세습, 취향 따라 바뀌는 ‘여인들’
이러한 기형적인 조직의 기원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매체 ‘미러(The Mirror)’ 등 외신이 인용한 탈북 여성 박연미 씨의 증언에 따르면, 기쁨조는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을 위해 처음 고안한 시스템이다. 휴양지에서 아버지를 즐겁게 하기 위해 미녀들을 선발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1983년 김정일은 자신을 위한 두 번째 기쁨조를 창설했다. 흥미로운 점은 통치자가 바뀔 때마다 선발 기준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박 씨는 “김정일은 키가 작아 160cm 이상이되 너무 크지 않은 여성을 선호했던 반면, 유학파 출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구적인 체형의 늘씬한 여성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고 존엄의 취향이 곧 국가의 선발 기준이 되는 북한 체제의 전근대성을 보여준다.
마사지·공연·성행위… 3개 그룹으로 나뉜 조직적 유린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이들의 역할 분담이다. 증언에 따르면 기쁨조는 크게 ▲마사지 ▲공연 ▲성행위를 담당하는 3개 그룹으로 세분화되어 운영된다.
박 씨는 “성행위 담당 조의 유일한 목표는 남성들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며 “가장 매력적인 여성들은 김 위원장을 직접 섬기고, 다른 그룹은 장성급 군인이나 고위 정치인들을 만족시키는 역할을 맡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가가 조직적으로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1년 사이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며 이러한 기쁨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특히 코로나19 봉쇄 이후 내부 통제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비밀 조직의 선발 과정이 더욱 음성적이고 강압적으로 변질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외신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경제난 속에서도 특권층을 위한 유흥 조직은 건재하다"며 주민들의 고통과 대비되는 지배층의 타락을 비판하기도 했다.
북한은 여전히 기쁨조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부인한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일관된 탈북자들의 증언은 폐쇄된 장막 뒤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의 실체를 명확히 가리키고 있다. 21세기에도 존재하는 이 현대판 '궁녀' 시스템은 김씨 일가 독재가 유지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비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