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새론 1주기, ‘천재 아역’의 비극적 퇴장… 김수현과 ‘그루밍 의혹’ 진실공방에 멍든 추모

화려한 조명 아래서 가장 빛나던 별이,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 채 진 1년. 2026년 2월 16일은 배우 故 김새론이 향년 25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고인은 지난 2025년 2월 16일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고인의 영면(永眠)을 기원해야 할 1주기에도 추모의 정적 대신 법정의 고성만이 요란하다. 유가족과 배우 김수현 사이의 전례 없는 진실 공방이 고인의 이름을 여전히 차가운 논란의 중심에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저씨’의 소녀에서 ‘비운의 스타’로… 음주운전이 앗아간 날개

2000년생인 김새론은 한국 영화계가 가장 아꼈던 보석이었다. 2009년 영화 ‘여행자’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데뷔한 그는, 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과 호흡을 맞추며 대중에게 깊이 각인됐다. 당시 김유정, 김소현과 함께 ‘아역 트로이카’로 불리며 한국 연예계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비롯해 각종 트로피를 휩쓸며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그의 인생은 2022년 5월 18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멈춰 섰다. 만취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2%)로 운전대를 잡아 가드레일과 변압기를 들이받는 대형 사고를 낸 것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생활고를 호소하며 연기 레슨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고, 연극 ‘동치미’를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여론의 벽은 높았다. 결국 복귀를 꿈꾸던 25세 청춘은 스스로 생의 마침표를 찍으며 안타까움을 남겼다.

“15세부터 연인” vs “악의적 프레임”… 산 자와 죽은 자의 잔혹한 법정 다툼

비극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연예계를 강타한 것은 고인의 유가족이 제기한 배우 김수현을 향한 ‘미성년자 그루밍(Grooming)’ 의혹이었다.

유족 측은 고인이 만 15세였던 2015년부터 김수현과 6년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김수현에게 ‘소아성애자’ 프레임을 씌웠다. 2016년과 2018년에 나눴다는 메시지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이에 김수현 측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미성년자 시절 교제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수현의 법률 대리인인 고상록 변호사는 "제시된 카카오톡 메시지는 조작되었거나 김수현이 나눈 대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유족과 관련 유튜버들을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 측 역시 아동복지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맞불을 놓으며 법적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디지털 유산’과 ‘사자의 명예’… 글로벌 연예계의 딜레마

이처럼 고인이 된 스타를 둘러싼 사후 폭로와 법적 분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1년 사이 할리우드와 유럽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사자(死者)의 디지털 유산’과 ‘명예’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미국의 경우, 팝스타 프린스나 마이클 잭슨의 사후, 유가족과 제작사 간의 미공개 자료 공개 및 사생활 폭로전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최근 BBC 등 외신은 "고인은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고인의 존엄을 훼손하거나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보도하기도 했다. 김새론의 사례 역시 진실 여부를 떠나, 고인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이 사후에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부관참시'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떠난 자는 말이 없고, 남은 자들의 목소리만 높은 1주기. 천재 아역 배우의 마지막이 추모가 아닌 폭로와 고소전으로 얼룩진 현실은, 화려함 뒤에 숨겨진 연예계의 비정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인이 된 김새론이 진정으로 원했던 결말이 과연 이런 모습이었을지, 우리 사회가 무겁게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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