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가 13억 독식… ‘유튜브 드림’의 민낯, 그들만의 ‘쩐의 전쟁’


직장인들의 퇴사 사유 1위,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1위.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방송국을 차릴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수익의 격차는 현실 세계의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냉정했다.

평균 연봉 7천만 원이라는 달콤한 통계 뒤에는, 상위 1%가 전체 판을 쥐고 흔드는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 구조가 똬리를 틀고 있다.

‘평균의 함정’… 13억 버는 1% vs 알바보다 못한 50%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귀속분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 현황’은 이 화려한 시장의 명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전업 유튜버는 3만 4,806명으로, 4년 전(9,449명)보다 무려 3.7배나 폭증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수입은 7,100만 원. 2020년 대비 25% 이상 늘어난 수치로, 겉보기엔 대기업 과장급 연봉 부럽지 않다.

하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평균의 착시’가 숨어 있다. 소득 구간을 뜯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위 1%에 해당하는 348명은 1인당 평균 12억 9,339만 원을 벌어들였다. 4년 전(7억 8,000만 원)보다 70% 가까이 수입이 뛴, 그야말로 ‘슈퍼 리치’들이다.

반면, 하위 50%인 1만 7,404명의 1인당 평균 수입은 2,463만 원에 불과했다. 월 200만 원 남짓한 돈으로,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그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상위 1%와 하위 50%의 소득 격차는 무려 52배. 유튜버가 되면 인생 역전한다는 말은, 오직 0.1%에게만 허락된 신화인 셈이다.

글로벌 트렌드도 ‘파워 법칙’… 콘텐츠의 질보다 ‘어그로’가 돈 되는 세상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1년 사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글로벌 매체들이 분석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크리에이터 시장 역시 상위 4%가 전체 수익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극단적인 ‘파워 법칙(Power Law)’을 따르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소수의 대형 유튜버는 기업화되어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반면, 대다수 창작자는 ‘번아웃’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시장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숏폼(Short-form) 콘텐츠의 부상으로 조회수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수익 단가는 낮아지면서 ‘박리다매’형 경쟁이 심화된 것도 양극화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제 허리 40대의 반란, 그리고 ‘사이버 렉카’의 유혹

연령별로 살펴보면, 3040 세대가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30대 유튜버는 전체 인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고, 40대는 1인당 평균 8,675만 원을 벌어들이며 가장 높은 ‘가성비’를 자랑했다. 사회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구매력 있는 시청층을 타깃으로 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치열한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로 불리는 폭로 전문 채널이나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것도 결국은 ‘돈’ 때문이다.

박성훈 의원은 “자극적인 이슈를 이용한 수익 경쟁이 과열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며 “유튜브 수익 은닉이나 탈세에 대한 검증은 물론, 유해 콘텐츠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누군가에게는 13억의 대박을, 누군가에게는 2천만 원의 쪽박을 안겨주는 유튜브. 화려한 썸네일 뒤에 감춰진 양극화의 골은 생각보다 깊고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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