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취해서…" 만취 부모 대신 핸들 잡은 12세, 벨기에 뒤흔든 '충격적 방임'


음주단속 현장서 발견된 12세 운전자, 뒷좌석엔 면허 있는 엄마 동승
경찰, 단순 교통법규 위반 넘어 '교육적 방임' 혐의 적용… 양육 환경 조사 착수

벨기에의 한 음주운전 단속 현장에서 믿기 힘든 광경이 목격됐다. 만취한 아버지를 대신해 12세 아들이 운전대를 잡은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도로교통법 위반을 넘어, 부모의 그릇된 판단이 아동을 위험으로 내몬 심각한 '아동 학대' 및 '방임' 사례로 현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검문소 앞 '거북이 주행' 차량… 운전석엔 초등생 또래가

지난 7일(현지 시간) 브뤼셀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일 저녁 벨기에 안테르펜주 뒤펠(Duffel) 지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연말연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인 '밥(BOB)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의 시선을 끈 건 검문소를 향해 극도로 느린 속도로 다가오던 한 차량이었다. 해당 차량은 검문소를 수십 미터 앞두고 돌연 정차했다. 수상함을 감지하고 접근한 경찰관들은 운전석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운전석에는 키가 작고 앳된 얼굴의 12세 소년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의 발이 페달에 제대로 닿기나 했을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아버지의 진술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는 경찰에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도저히 운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집까지 운전을 맡겼다"라고 태연히 진술했다.

◆ 면허 있는 엄마의 침묵, 온 가족의 생명을 건 '위험한 질주'

더욱 놀라운 점은 차량 내부의 상황이었다. 뒷좌석에는 소년의 어머니와 어린 두 동생이 타고 있었다. 조사 결과 어머니는 정식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만취 상태와 아들의 무면허 운전을 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춘기에 접어든 12세 아들이 야간에, 그것도 온 가족의 생명을 담보로 운전대를 잡는 상황에 대해 부모 누구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다.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가족들은 경찰의 단속 전까지 이러한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해 어떤 특별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단순 벌금형 넘어선 처벌… "이건 명백한 교육적 방임"

벨기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교통 위반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경찰은 12세 소년에게 무면허 운전 혐의를, 아버지에게는 운전 부적합자에게 차량을 맡긴 혐의를 적용해 각각 벌금을 부과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추후 메헬렌 경찰 법정에 출두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베테랑 수사관들이 주목한 것은 세 번째 혐의다. 경찰은 부모에 대해 "우려스러운 교육적 방임"이라는 내용의 별도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교통 범죄 수사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최근 1년간 전 세계적으로 부모의 약물 남용이나 음주로 인해 미성년 자녀가 운전대를 잡는 사례가 미국, 호주 등에서 간헐적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수사 당국이 즉각적으로 가정 환경에 대한 광범위한 평가를 의뢰하고 '양육 방식'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찰은 이 가정 내에서 아동 안전이 일상적으로 위협받고 있는지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결국 이날 소동은 뒷좌석에 있던 어머니가 운전대를 잡고 귀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부모의 안일한 안전의식이 자녀에게 얼마나 큰 짐을 지울 수 있는지, 이번 사건은 씁쓸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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