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당국, '반유대주의 테러' 규정… 최소 16명 사망, 40여 명 부상 50대 아버지 현장 사살, 24세 아들 체포… 차량서 폭발물도 발견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서 열린 유대교 명절 '하누카(Hanukkah)' 축제 현장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호주 경찰은 현장에서 총기를 난사한 두 용의자가 50대 아버지와 20대 아들 관계라고 밝혔습니다.
◇ 평화로운 축제 현장,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사건은 이날 오후 6시 45분경, 본다이 비치 인근 아처 파크(Archer Park)에서 수백 명의 인파가 모여 하누카의 시작을 알리는 촛불 점화식을 기다리던 중 발생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두 명의 남성이 해변으로 이어지는 육교 위에서 축제 참가자들을 향해 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목격자들은 "폭죽 소리인 줄 알았으나 곧 사람들이 쓰러지고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수영복 차림의 시민들이 총성을 피해 백사장과 물가에서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 용의자는 50대·20대 부자… '반유대주의' 동기 무게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은 총격범들이 사지드 아크람(50)과 그의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아버지(50세):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의 교전 끝에 사살되었습니다.
아들(24세): 중상을 입고 체포되어 현재 병원에서 경찰의 감시 하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소유의 차량에서 급조폭발물(IED)이 발견되어 추가적인 테러를 계획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건을 "호주의 심장을 타격한 악랄한 반유대주의 테러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 희생자 속출… 영웅적인 시민의 대처도 빛나
이번 공격으로 10세 소녀를 포함해 10대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행사를 주최했던 시드니 본다이 지역의 랍비와 홀로코스트 생존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한편, 참혹한 현장에서도 시민의 용기 있는 행동이 더 큰 피해를 막았습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한 시민이 총격범 중 한 명에게 달려들어 그를 제압하고 무기를 빼앗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되었으며, 현지 언론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습니다.
◇ 전 세계적 애도와 경계 강화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이번 테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유대주의 정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이며, 호주 당국은 추가적인 위협에 대비해 시드니 내 유대교 시설과 공공장소의 경계를 대폭 강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