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없이 태어난 딸의 20번째 생일"… 과학을 넘어선 가족의 위대한 사랑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적들이 종종 일어난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한 가정에서 전해진 소식은 '기적'이라는 단어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뇌 없이 태어나 4살을 넘기기 힘들다던 아이가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 당당히 2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완벽했던 임무, 그러나 찾아온 청천벽력 같은 진단

션(Shawn)과 리나(Lena) 부부의 딸 알렉스(Alex)는 2005년 11월 4일에 태어났다. 임신 기간 중 모든 초음파 검사와 정기 검진은 '완벽' 그 자체였고, 출산 당시에도 알렉스는 여느 아기와 다름없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후 몇 주가 지나면서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아기가 젖을 잘 빨지 못하고 체중이 줄기 시작한 것이다. 부부는 단순히 소화 기관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정밀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알렉스는 '수무뇌증(Hydranencephaly)'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두개골 안에 뇌가 거의 없는 상태로 태어난 것이었다.

사선을 넘나든 20년의 여정

알렉스의 지난 20년은 순탄치 않았다. 면역력이 약해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고, 3살 때는 췌장염으로 47일간 입원하며 세 번이나 심정지가 오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알렉스는 스스로 숨을 몰아쉬며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현재 알렉스는 휠체어와 인공호흡기, 급식관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지만, 가족들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딸이다.

부부는 딸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다. 개조된 낡은 중고 밴을 구입하고, 24시간 간병을 위해 잠자리를 따로 하는 생활이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부는 이를 '희생'이라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알렉스가 우리에게 인내와 희망,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을 가르쳐주었다"며 감사를 표한다. 

"뇌는 없지만 영혼은 살아있다"

알렉스는 비록 시각과 청각 정보를 처리할 뇌가 없지만, 음악에 반응하고 가족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눈을 맞추려 노력한다. 부부는 이를 두고 "컴퓨터에 카메라는 켜져 있지만 하드드라이브가 없는 상태와 같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녀의 영혼만은 누구보다 맑게 빛나고 있음을 믿는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당시 가족 모두가 확진되었을 때, 가장 약한 알렉스만 유독 감염되지 않았던 사건을 떠올리며 부부는 "신이 우리 아이를 지켜주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알렉스의 20번째 생일 파티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어떤 파티보다 숭고했다. 

"우리는 알렉스를 가르치는 것보다 그녀에게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평화, 인내,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말이죠." 션의 마지막 말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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