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시계가 멈춘 시간
희생자 부부의 마지막 선택과 유산
수집가 시장과 기록, 의미
역사 속 시계가 멈춘 시간
1912년 4월 14일 밤, 빙산을 만나 침몰한 RMS Titanic 호 사건 당시 승객이 몸에 지니고 있던 회중시계가 최근 영국 경매사 Henry Aldridge & Son에서 178만 파운드(약 34 억원)에 거래됐다.
이 시계는 덴마크 시계 브랜드 Jules Jurgensen(율스 위르겐센)가 제작한 18K 금제 회중시계로, 시침과 분침이 침몰 당시 시각인 오전 2시 20분(일설에는 2시 18분)에서 멈춰 있다.
희생자 부부의 마지막 선택과 유산
시계의 원래 주인은 뉴욕의 백화점 Macy’s 공동 소유주였던 Isidor Straus다.
그는 아내 Ida Straus와 함께 1등석 승객으로 Titanic 호에 탑승해 사고 당시 구명보트를 제안받았음에도 “먼저 여성과 아이들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아내 또한 남편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트를 거절했다.
Isidor Straus의 시신은 사고 며칠 뒤 수습되었고, 시계가 그의 몸에서 함께 발견되었다. 반면 아내 Ida Straus의 시신은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회중시계는 1888년 남편의 43번째 생일선물로 Ida Straus가 건넨 것으로 추정되며, 시계 겉면에는 그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수집가 시장과 기록, 의미
이번 경매가 시계사와 수집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해당 아이템이 Titanic 호 관련 물품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전에는 구명정 승객이나 구조선 선장에게 주어진 시계 등이 주요 경매 아이템으로 나왔으며, 예컨대 구조선 RMS Carpathia 선장 Arthur Henry Rostron에게 헌정된 Tiffany & Co 제 금시계가 약 £1.56 백만에 거래된 바 있다.
이처럼 Titanic 호 관련 유물은 희소성과 역사적 스토리가 결합되어 수집가들 사이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번 시계는 단순한 시계 그 이상으로, 침몰 순간을 멈춘 타임캡슐이자 희생자와 이야기하는 역사적 증언이다.
1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Titanic 사건이 남긴 물리적 흔적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이번 회중시계의 거래는 단지 경매 기록을 갱신했다는 의미를 넘어, 그날의 비극, 인간의 선택, 사랑과 책임의 이야기를 담은 유물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시간이 멈춘 시계가 이토록 가치를 인정받을 줄은 몰랐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난 부부의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울림이 크다”, “역사적 사건이 남긴 소품 하나가 오늘날까지 감동을 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