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깨비시장서 13명 사상… 운전자 "기억 잘 안 나" 진술
2년 전 치매 진단 및 약 복용 이력 확인… 경찰, 브레이크 작동 여부 분석
서울 양천구의 깨비시장에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돌진해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운전자가 2년 전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고 발생 경위와 피해 상황
사고는 지난달 31일 발생했다. 7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차량이 시장 안으로 돌진하면서 보행자와 상점 간판 등을 잇달아 충돌했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운전자의 치매 이력 확인
1일 서울 양천경찰서는 A씨 측의 진술을 바탕으로 A씨가 2년 전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당일을 포함한 최근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1종 보통면허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2022년 적성검사를 통과해 면허를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진술 및 경찰 조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을 오랫동안 주차장에 세워둬 방전이 걱정돼 운행에 나섰다"며, "앞서가던 버스를 피해 가속하다가 시장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후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급발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사고 당시 차량 후미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한 것을 CCTV 분석으로 확인했다. 추가로 차량 블랙박스와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해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고령 운전자 사고와 사회적 논의
이번 사고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운전자가 면허를 소지하고 운전대를 잡는 현실은 면허 갱신 및 적성검사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적성검사 기준을 강화하고, 치매 진단 이력이 있는 운전자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A씨의 건강 상태와 사고 당시 운전 능력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